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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3단계>

여러분이 어떤 학생을 소개받고 그녀의 이름을 이정희라고 들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날 오후 다시 그녀를 만나서 "이정희 씨죠? 오늘 아침에 만났었죠."라고 말한다.

그녀의 이름을 확실하게 기억해 낸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기억해 낸 것인가?

 

이러한 기억 성취는 세 단계로 분할할 수 있다.

첫째, 소개받을 때 그녀의 이름을 어떻게든 기억에 집어넣었다. 이것은 부호화 단계이며,

환경 정보를 의미 있는 단위로 변화하여 저장하는 시점이다.

그녀의 이름에 대응하는 물리적 입력을 기억이 받아들이는 유형의 부호 또는 표상으로 변형하여

그 표상을 기억에 '위치시킨' 것이다.

마찬가지로 그녀의 얼굴에 대응하는 빛 패턴이라는 또 다른 물리적 입력도 변형하여

기억에 저장한 후 두 표상을 연결하는 것이다.

둘째, 두 번째 만날 때까지 그녀의 이름과 얼굴에 대응하는 정보를 파지 또는 저장했다.

이것은 저장단계이며, 저장한 정보를 시간이 지나도 유지하는 단계이다.

셋째, 그녀 얼굴의 표상에 근거하여, 오후에 그녀를 아침에 만났던 사람으로 재인했으며,

이러한 재인에 근거하여 저장소에서 그녀의 이름을 재생했다.

이 모든 것이 인출 단계이며, 앞서 부호화하고 저장했던 정보를 기억에서 끄집어내는 단계이다.

 

<세 가지 기억저장소>

기억의 세 단계가 모든 상황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 과정은 정보를 (1) 1초 이내로 저장, (2) 초 단위로 저장, (3) 몇 분에서 몇십 년에 이르는

오랜 기간 동안 저장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1. 환경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는 우선 "감각저장소"로 들어가는데

세 가지 주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용량이 크다. 즉 감각저장소는 환경으로부터 감각기관이 포착한 모든 정보를 저장한다.

둘째, 감각저장소는 일시적이다. 즉, 감각저장소의 정보는 0.5초 미만(시각저장소)에서부터 몇 초(청각저장소)에 이르는 시간 동안에 소멸한다.

셋째, 감각저장소의 정보 중에서 주의를 기울인 작은 부분만이 기억 시스템의 주요 성분인 '단기기억'으로 전이된다.

2. 방금 언급한 것처럼 단기기억이 정보의 다음 저장고이다.

단기기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단기저장소는 대체로 의식과 동일시할 수 있다. 즉, 단기기억 정보는 의식하고 있는 정보이다.

둘째, 단기기억 정보는 쉽게 접속할 수 있다. 결정을 내리거나 초 단위로 과제를 수행하는 근거로 사용할 수 있다.

셋째, 단기기억 정보는 내버려 두면 대략 20초 정도의 시간에 걸쳐 소멸(망각)한다.

넷째, 되뇌기, 즉 정보를 계속해서 반복하면 소멸을 막을 수 있다.

다섯째, 앞서 정의한 바와 같이 되뇌기 하거나 정교화라고 알려진 다른 형태의 처리 과정을 거친 정보는

단기 기억으로부터 세 번째 정보 저장소인 장기저장소로 전이된다.

3. 장기저장소는 그 이름이 함축하는 바와 같이 일반적으로 가용한 모든 정보를 유지하는 대규모 저장소이다.

장기저장소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방금 언급했듯이 정보가 단기저장소로부터 다양한 유형의 정교화 과정을 통해 장기저장소로 들어온다.

둘째,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장기저장소의 크기는 무한하다.

셋째, 인출 과정을 통해 장기저장소로부터 정보가 단기기억으로 되돌아 나오게 되고,

단기기억에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그 정보를 조작하고 사용할 수 있다.

 

<상이한 유형의 정보에 대한 상이한 기억>

대략 30여 년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이 모든 유형의 기억에 동일한 기억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가정했다.

예컨대 할머니 장례식에 대한 기억과 자전거를 타는데 필요한 기술 모두를 저장하는데

동일한 장기기억을 사용한다고 가정했다. 

최근 증거는 이러한 가정이 잘못된 것임을 보여준다. 특히 사실을 저장하는 것(예: 어제 점심 식사를 같이 한 사람)과

기술을 파지 하는 것(예: 자전거 타는 법)에 상이한 장기기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늘 그렇듯이 이러한 차이에 대한 증거에는 심리학적 발견과 생물학적 발견이 모두 포함된다.

우리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유형의 기억 상황인 '외현기억'은 사건을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일어난 것으로

의식적으로 끄집어낼 수 있는 기억이다. 

반면에 '암묵기억'은 다양한 유형의 정보, 예컨대 축구공을 차는 것과 같은 물리적 과제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무의식적으로 끄집어내는 기억이다.

 

<감각기억>

감각기관을 통해 환경으로부터 획득한 정보는 우선 감각기억이라고 부르는 초단기 기억에 들어간다.

우리는 이미 감각기억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상당한 양의 정보를 저장하고, 감각기관에 들어온 감각 정보를 꽤 충실하게 표상하며, 초단기적이다.

어둠 속에서 번개가 칠 때 순간적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극적인 경험을 할 때,

영상 기억이라고 부르는 시감각 기억을 경험하는 것이다.

아마도 모든 감각 양상에 대응하는 감각기억이 존재하겠지만, 감각과 지각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장 집중적으로 연구한 감각기억은 시각에 대응하는 것(영상 기억)과 청각에 대응하는 것(반향 기억)이다.

 

<작업기억>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각기억은 신속하게 소멸하는 상당한 양의 정보를 담고 있다.

주의를 기울인 정보만이 감각기억에서부터 다음 기억저장소로 전이된다.

이 기억저장소를 단기기억이라고 불렀다.

감각저장소와 장기기억 모두와 분리된 단기기억 시스템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우선 정보를 단기기억에 부호화하고 저장하며, 단기기억으로부터 인출하는 방법,

그런 다음 주어진 과제와 관련된 정보에 대해 심적 계산을 수행함으로써

그 과제를 효과적으로 해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작업장'으로서의 단기기억에 관한 견해를 살펴보자.

단순한 저장고로서가 아니라 사고에서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 단기기억보다는

"작업기억"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다음 장에서는 작업기억에 더 자세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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