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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에 관한 가장 맹렬한 논쟁 중의 하나는 개인이나 집단의 지능 수준을 결정하는 데 유전의 역할에 관한 것이다.

특정한 정치적 입장이나 사회 정책에 대한 지지 여부에 따라 사람들은 종종 지능이 유전된 것이라는 아이디어에

찬성하거나 반대한다. 이러한 논쟁은 지능과 관련된 경험적 문제에 대해 일반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기서는 지능을 포함하여 개인차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과 환경 요인의 역할을 측정한다.

 

유전성

이제 '유전'문제를 질문해 보겠다. 일부 학생들이 다른 학생들보다 시험 점수가 좋은 것은 유전적으로 어느 정도 더 유능하기 때문인가?

달리 말하면, 시험 점수 변량의 몇 %가 학생들 간의 유전적 차이 탓으로 설명되는가?

일반적으로 한 전집에서 개인들 간의 유전적 차이에 의해 설명되는 특정 특질에서의 변량의 백분율이 그 특질의 유전성이다.

어떤 특질에서의 개인차가 유전적 차이에 의한 것일수록 유전성은 100%에 가까워진다.

예를 들면 키는 유전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다양한 연구를 망라해 보면 키의 유전성 범위는 약 85~95%이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실제적인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공부 시간에 대해 연구한 방식으로 시험 점수의 변량이 어느 정도 유전에 의한 것인지를 알아보려면,

유전적 변인을 일정하게 만드는 것, 즉 모든 학생들을 유전적 복제물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가 유전적 차이에 의해

설명되는지는 실험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하지만 일란성쌍둥이는 유전적 복제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이용할 수 있다.

일란성쌍둥이가 이란성쌍둥이보다 어느 특질에서 어느 정도 더 닮았는지 살펴봄으로써

그 특질이 유전적인지 또는 유전성 성분을 지니고 있는지 추론할 수 있다.

 

많은 쌍둥이 연구를 통해 지능의 유전성은 60~80%로 추정되고 있다. 쌍둥이 연구 결과를 해석하는 데 한 가지 어려움은

이란성 쌍둥이보다 일란성쌍둥이가 더 유사하게 대우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 이러한 가능성은 왜 이란성쌍둥이보다

일란성쌍둥이의 성격이 더 유사한지에 대한 설명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미네소타대학교의 연구자들이 서로 다른 곳에서 자란 쌍둥이를 연구하기로 결정한 한 가지 이유이다.

 

미네소타대학교의 분리 성장 쌍둥이 연구 프로젝트에서는 서로 다른 가정에서 성장한 쌍둥이를 대상으로 

이들의 여러 가지 능력과 성격을 측정했다. 이와 함께 이들의 아동기 경험, 공포, 취미, 음악 취향, 사회적 태도,

성적 흥미와 같은 주제에 관해 심층 면접도 실시했다. 이 연구에서는 함께 양육된 쌍둥이만큼은 아니더라도 분리되어

성장한 쌍둥이도 다양한 능력에서 서로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지능에서 유전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환경도 역할을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유전-환경 문제에 대해 공적인 논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유전성 개념에 관한 오해가 널리 퍼져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음 사항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 유전성은 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전집에 대한 것이다. 어떤 특질의 유전성은 한 전집 안에서 개인들 간의 차이를 지칭하는 것이지, 한 개인 안에서 어떤 특질의 백분율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키의 유전성이 90%라는 말은 키의 90%가 유전에서, 그리고 10%가 환경에서 나온 것이라는 뜻이 아니다. 키의 유전성이 90%라는 것은 특정 집단에서 관찰된 개인 간 키 차이의 90%가 그 개인들이 지닌 유전적 차이 때문이라는 뜻이다.

 

☞ 어떤 특질의 유전성은 하나의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특정 시점의 특정 모집단에서 보이는 특질의 속성을 지칭한다. 어느 한 모집단에서 어느 한 특질의 변량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특질의 유전성도 바뀌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회의 모든 사람들에게 갑작스럽게 동일한 교육 기회가 주어지면 이 사회에서의 지적 수행의 변량이 줄어들 것이고, 표준화된 지적 능력 측정치의 점수는 좀 더 비슷해질 것이다(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공부 시간을 통일하게 통제한 앞의 가상적 실험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고 유전성은 개인들 간의 유전적 차이에 의해 생기는 변량의 백분율이기 때문에, 중요한 환경적 요인인 교육으로 인한 변량의 백분율이 줄어든다면 실제로 유전성은 증가할 것이다.

 

☞ 유전성은 집단 간 평균 차이가 발생하는 원천에 관해 알려 주는 것이 없다. 가장 논란이 되고 반복되는 논쟁 중의 하나는 서로 다른 인종 집단에서 얻은 지능검사 점수에서의 평균 차이가 그 인종 집단 사이의 유전적 차이 때문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 논쟁에서 지능의 유전성은 종종 유전론을 지지하는 데 사용된다. 그러나 이 주장은 다음의 가상적인 '상상 실험'으로 예시되는 바와 같은 논리적 오류에 바탕을 두고 있다.

 

☞ 유전성은 어떤 특질의 평균 수준에 미치는 환경 변화의 영향에 관해 말해 주지 않는다. 유전성에 관한 또 다른 잘못된 주장은 유전성이 높은 특질은 환경의 변화에 의해 바뀔 수 없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적 능력은 유전성이 아주 높기 때문에 빈곤층 아동의 지적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취학 전 아동 개입 프로그램이 무익하다는 주장이 있어 왔다. 한편 1946년과 1982년 사이에 일본의 젊은 성인 남자의 키가 3.3인치 증가했는데 주된 이유는 영양이 개선된 덕택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키는 유전성이 가장 높은 특질 중의 하나이다. 여전히 키 큰 일본 부모의 자녀가 키 작은 부모의 자녀보다 키가 더 크다. 이와 유사하게 IQ 검사 점수는 많은 문화권에서 지난 세기에 걸쳐 상당히 증가했다. 요약하면 유전성은 평균 수준이 아니라 변량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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